캐나다 생활

캐나다 적응기 세 번째 편 – 집 구하기

amazing-life1 2025. 6. 28. 23:47

캐나다에서 집을 구한다는 일은 단순히 집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 자녀 교육, 재정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큰 결정이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나는 '좋은 집'이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집의 구조, 관리비, 공과금, 리얼터 시스템, 학군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끝도 없이 많았다. 특히 한국과는 전혀 다른 리얼터 계약 방식, 공공요금 구조, 쓰레기 배출 규칙 등을 처음 접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경험과 현지 정보를 기반으로, 캐나다에서 집을 구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들을 정리했다.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명확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어가길 바란다.

캐나다에서 구할 수 있는 집의 종류

 

캐나다의 집 종류와 구조 – house, townhouse, condo, apartment

캐나다 주택은 크게 house(주택), townhouse(타운하우스), condo(콘도), apartment(아파트)로 나뉜다.

 

먼저 house(주택)는 넓은 실내 공간과 마당을 가진 단독 형태로, bungalow와 일반 house로 구분된다.

Bungalow(방갈로)는 지하실(basement)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한 층에 있어 계단이 없고, 노년층이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선호한다. 반면 일반 house는 보통 2층 구조에 지하실(basement)과 차고(garage)가 포함된다.

  • 지하실(basement)은 창고, 홈 짐(gym), 오락실, 임대용 세컨드 유닛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겨울철 난방 효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차고(garage)는 차량 보관뿐 아니라 자전거, 공구, 정원 용품 등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쓰이며, 겨울철 눈과 추위로부터 차량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다.

house는 프라이버시와 넓은 공간이 강점이지만, 마당 관리, 제설 작업, 외벽·지붕 보수 등 모든 유지·보수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재산세도 높은 편이다.

 

Townhouse(타운하우스)는 벽을 이웃과 공유하면서도 독립된 출입구와 작은 마당을 갖춘 형태다. 잔디 관리 및 유지보수를 단지에서 해주므로 house보다는 집 관리 부담이 적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족 단위 거주자에게 인기가 많다.

 

Condo(콘도)는 보안과 커뮤니티 시설(헬스장, 파티룸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맞벌이 부부나 1,2인 가구에게 인기가 있다. 콘도는 매달 관리비(Condo Fee)를 내는데, 이 관리비에는 대부분의 유틸리티 비용(난방, 수도, 전기)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는 house나 타운하우스보다 생활비가 저렴할 수 있다. 한국의 아파트는 캐나다의 Condo(콘도)에 가깝다.

 

Apartment(아파트)는 주로 임대 전용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단기 거주에 적합하지만, 공간이 좁고 소음 문제가 있다.

 

캐나다 리얼터(부동산 중개인) 시스템과 비용 구조

캐나다에서는 집을 구할 때 반드시 한 명의 리얼터(에이전트)와만 계약해야 한다. 한국처럼 여러 중개업소를 동시에 이용할 수 없으며, 한 명의 리얼터가 조건에 맞는 집을 찾고, 계약 협상, 서류 처리, 검사까지 전 과정을 전담한다. (나는 처음에 이런 시스템을 모르고 좀 더 다양한 집들을 알아보기 위해 다른 리얼터에게도 연락했다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경험이 있다.)

또 중요한 점은 임차인(렌트하는 사람)과 매수인(구매자) 모두 리얼터에게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얼터의 수수료는 판매자(집주인)나 임대인이 부담한다. 이 구조 덕분에 집을 찾는 입장에서는 무료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

집을 구하기 위해 보는 사이트로는 realor.com, Kijiji.ca, Facebook Marketplace이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사이트는 realtor.com이다. (Kijiji.ca, Facebook Marketplace은 사기의 위험이 있고 거래상대 신뢰도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다.) realtor.com은 정확성과 신뢰성이 매우 높고, 리얼터와 직접 연계되어 있어 허위 매물이 거의 없다. 조건별 검색(가격, 학군, 방 개수, 교통 등)이 가능해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캐나다 학군과 관리비, 공과금의 현실

캐나다에서 집을 선택할 때 학군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좋은 학군은 집값과 렌트비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고, 자녀의 교육과 지역 안전성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학군을 조사할 때는 Fraser Institute에서 학교 평가 점수를 참고하고, 각 지역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캐치먼트(Catchment) 정보를 확인해 거주지에 따른 학교 배정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또한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것이 관리비와 공과금이다. 특히 house와 townhouse의 경우, 가스비, 전기세, 수도세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겨울철에는 난방으로 인해 가스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여름철 냉방 전기세도 만만치 않다. 우리집은 4인가구지만 많이 아껴 쓰는 편인데도 한 달에 보통 공과금만 300달러(약 30만원)가량 나온다. 

반면, 콘도는 관리비에 대부분의 유틸리티가 포함되어 있어 단순히 관리비만 보면 비싸 보이지만, 실제 전체 생활비는 오히려 house보다 저렴할 수 있다. 이런 비용 구조를 충분히 고려해 집을 선택해야 재정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캐나다의 쓰레기 배출, 집 구매 vs 렌트

캐나다 주택(house, townhouse)은 쓰레기 배출 요일이 지정되어 있다. 각 시/구에서 정한 일정에 따라 음식물, 재활용, 일반 쓰레기, yard waste(정원 쓰레기) 등을 집 앞에 내놔야 한다.

반면, 콘도와 아파트는 건물 내부에 공동 쓰레기실(garbage room)이나 chute(쓰레기 투입구)가 있어, 언제든지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가져다 버릴 수 있다. 이 점은 많은 이들에게 편리함으로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집 구매 vs 렌트 문제.
구매의 장점은 장기적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리노베이션 가능하며 주거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다. 다만 초기 다운페이, 취득세, 재산세, 유지비 등 큰 자금 부담이 따른다.

렌트의 장점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고, 단기 혹은 시험적으로 거주할 때 유리하다. 계약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 새로운 지역을 탐색하는 데 좋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 축적이 어렵고, 주거 안정성이 떨어진다.

렌트 시에는 반드시 서면 계약을 꼼꼼히 확인하고, 보증금 반환 조건, 유틸리티 포함 여부, 계약 기간, 애완동물 허용 여부 등을 체크해야 한다. 입주 전 상태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문제는 반드시 문서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마무리

캐나다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가족의 미래와 일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집의 구조, 공과금, 리얼터 시스템, 학군, 쓰레기 배출 방식, 그리고 구매와 렌트의 장단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철저한 준비와 정보 수집이 최고의 선택을 만드는 열쇠다. 이 글이 캐나다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